일본 내 초거대 기업 등장
글로벌 車 업계 지각변동 예고
혼다와 닛산이 2026년까지 단일 지주회사로 합병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두 회사는 일본 내 자동차 제조업계를 넘어 세계 3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혼다, 닛산, 그리고 기존 닛산-르노 얼라이언스에 포함된 미쓰비시까지, 이들은 2025년 6월까지 최종 합의안을 도출하고, 2026년 8월까지 합병 절차를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새로 탄생할 지주회사는 약 800만 대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하며 도요타와 폭스바겐 그룹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합병에 대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혼다와 닛산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고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합병 논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최근 닛산은 구조조정을 통해 9,000개의 일자리를 줄이고 생산 능력을 20% 감축하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번 발표 이후 닛산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세 회사는 이미 2024년 8월 전기차(EV)와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에 합의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번 합병 논의는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과 기술 공유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합병 후에도 혼다, 닛산, 미쓰비시의 브랜드는 독립적으로 유지되며,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내연기관(ICE),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기술을 통합해 복잡성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새로운 지주회사는 주식 이전 방식을 통해 설립되며, 주주 승인을 거쳐 2026년 8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혼다가 초기 경영권을 주도하며 새로운 회사의 주요 임원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닛산 CEO 우치다 마코토는 “이번 논의는 두 회사의 강점을 결합해 전 세계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으며, 혼다 CEO 미베 도시히로는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이동 수단 가치를 창출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미쓰비시 CEO 카토 타카오는 “이번 합병 논의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미쓰비시의 협력 사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새로 탄생할 회사는 일본판 폭스바겐 그룹이나 스텔란티스 그룹과 같은 형태로 운영될 전망이다. 이는 도요타와 스즈키, 마쓰다, 스바루 간 느슨한 협력보다 훨씬 강한 통합 구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출발 소식을 알린 단계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합병이 일본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