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규어 첫 번째 전기차
‘타입00’ 디자인 공개
럭셔리 EV 시장 먹힐까
재규어가 전기차 ‘타입 00(Type 00)’를 공개하며 전기차 시대를 선언했다. 2024년 12월 2일, 마이애미 아트위크에서 첫선을 보인 이 차량은 재규어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대변하며, 논란을 일으킨 리브랜딩 캠페인에 이어 공개된 핵심 모델이다.
타입 00은 재규어의 전설적인 E-타입을 계승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여는 모델로 자리 잡았다. 두 개의 ‘0’은 각각 배출가스 제로와 재규어 EV 라인의 시작을 상징한다. 새롭게 개발된 전기 플랫폼 ‘재규어 전기 아키텍처(JEA)’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15분 충전으로 200마일(약 320km)을 주행할 수 있는 혁신적인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타입 00의 디자인은 기존 재규어의 전통적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날카로운 각진 외형과 과감한 색상 선택이 특징으로, 일부에서는 “역대 최악의 디자인”이라는 혹평을, 다른 한편에서는 “독창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전면부의 긴 보닛과 낮게 깔린 실루엣은 과거 재규어의 유산을 떠올리게 하면서도, 날카로운 선과 평면이 강조된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특히, 마이애미 아트위크에서 공개된 핑크와 블루 색상은 과거의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을 떠올리던 전통적 이미지에서 탈피한 대담한 선택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규어는 이 차량을 통해 고급 럭셔리 자동차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전환을 선언했다. 기존의 대리점 네트워크를 버리고 파리 8구와 같은 글로벌 패션 중심지에 브랜드 스토어를 오픈하며, 고가의 예술품 구매층과 비슷한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제리 맥거번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는 “타입 00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줄 수도 있지만, 우리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번 모델이 재규어 브랜드의 새로운 도약점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타입 00은 재규어의 기존 고객층을 벗어나 새로운 럭셔리 시장을 겨냥한 대담한 시도다. 차량 판매는 2025년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이 모델이 과거 재규어가 쌓아온 명성을 전기차 시대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시장 반응이 결정할 것이다.
전통과 혁신의 교차점에서, 재규어는 타입 00을 통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 선 이 모델이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