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 단종 준중형 세단 공백
EV3·EV4로 시장 재도전
기아의 전기차 전략 먹힐까
지난 9월, 기아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K3의 단종을 공식 발표했다. K3는 2012년 출시 이후 현대 아반떼와 함께 준중형 세단 시장을 이끌었던 모델이다. 그러나 최근 SUV와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내연기관 준중형 세단의 판매 부진이 누적됐고, 결국 단종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K3의 판매 부진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K3의 국내 판매량은 5,530대에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 아반떼의 판매량 16,724대와 비교하면 약 3분의 1 수준이다. SUV 선호도 증가와 내연기관 준중형 세단 수요 감소라는 시장 변화가 이러한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K4 출시에 대한 기대 역시 물거품이 되었다. 중국 시장 전용으로 출시되었던 K4는 준중형과 중형 세단의 중간급 모델로, 국내에서도 출시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기아는 K4의 국내 출시 계획이 없음을 명확히 하며 준중형 세단 라인업의 공백을 그대로 남겨두었다. 이로 인해 현대 아반떼가 사실상 준중형 세단 시장을 독점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아는 이 공백을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으로 채우려는 계획을 내비쳤다. 특히 2025년까지 출시 예정인 EV3와 EV4는 K3의 자리를 대신할 차세대 전기차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V3는 기아의 새로운 준중형 전기차로, 경제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V3는 1회 충전으로 약 400~450km를 주행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해, 도심과 장거리 주행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
전기차 특유의 설계를 활용해 실내 공간 활용성도 강화했다. 배터리를 차량 바닥에 배치함으로써 넓은 실내 공간과 트렁크 용량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최신 커넥티드 카 기능과 OTA(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EV3는 에어, 어스, GT-Line 3가지 트림이 있으며, 가격은 4,208~5,108만원으로 책정되었다. 세제 혜택 후 가격은 3,995~4,415만 원으로 확 낮아진다.
EV4는 준중형급 EV3보다 한 단계 높은 중형급 전기차로, 기아의 기존 K5와 K7의 전기차 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EV4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장거리 이동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적합한 선택지로 부상할 예정이다.
내부는 고급 소재와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리미엄 옵션을 대거 탑재해 전기차 시장의 상위 세그먼트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은 4,000만 원대 중반에서 6,000만 원대 중후반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기차의 대중화 및 보편화를 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K3의 단종과 K4 미출시는 준중형 세단 시장에서 기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SUV와 전기차로 시장 트렌드가 옮겨가는 가운데, 기아는 EV3와 EV4를 통해 준중형 및 중형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K3의 빈자리를 메울 EV3와 EV4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현대 아반떼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수 있을지, 그리고 기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K3의 단종은 단순히 내연기관 세단의 퇴장이 아니라, 기아의 새로운 전기차 전략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전략의 성패는 앞으로 EV3와 EV4의 판매량으로 확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