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2024년 11월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대형 전동화 SUV ‘아이오닉 9’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번 공개는 ‘2024 LA 오토쇼’에 앞서 진행됐으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아이오닉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이오닉 9은 2025년 초 국내 판매를 시작으로,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가격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동급의 기아 EV9이 7,337만 원에서 8,397만 원 사이로 책정된 것을 고려할 때, 아이오닉 9의 가격도 이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급 최고 수준의 성능
베일 벗은 아이오닉 9은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되었으며, 110.3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532㎞(19인치 휠, 이륜구동 기준)의 주행 가능 거리를 제공한다.
400V와 800V 멀티 초고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되어 24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롱레인지 후륜구동, 롱레인지 사륜구동, 퍼포먼스 사륜구동 총 3가지 트림으로 출시되는데, 각각 215마력, 303마력, 422마력의 출력을 제공한다. 모든 트림이 500km 이상 주행 거리를 목표로 설계되어 장거리 운행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또한, 테슬라의 슈퍼차저(NACS)와 호환 가능한 충전 포트를 제공해 충전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최대 견인력은 5,000파운드로 아웃도어 및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다. 이 외에도 배터리 컨디셔닝 시스템, 루트 플래너, 3존 독립 제어 에어컨 등 전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포함됐다.
혁신적 디자인과 실내 공간
디자인 측면에서 아이오닉 9은 물의 흐름에서 영감을 받은 ‘에어로스테틱’ 실루엣을 특징으로 한다. 전면부는 현대 시그니처 디자인인 파라메트릭 픽셀을 적용해 세련미를 강조했으며, 후면부 라이트 바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준다.
실내는 긴 휠베이스(3130㎜)와 3열 플랫 플로어 설계를 통해 7인승 차량 중 최대 수준의 공간감을 제공한다. 3열 구조로, 각 좌석에서 성인 탑승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슬라이딩 센터 콘솔과 마사지 기능, 릴렉션 시트가 포함된 2열 시트 등 고급 편의 사양을 갖췄다.
아이오닉 9는 대형 전기 SUV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탑승자가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트렁크 공간 역시 3열까지 펼친 상태에서도 충분한 적재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오닉 9의 핵심 경쟁력은 대형 전기 SUV 시장에서의 독창적인 설계와 첨단 기술이다. 기아 EV9, 테슬라 모델 X, 리비안 R1S이 주요 경쟁 모델이며, 특히 기아 EV9과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더 큰 배터리와 세련된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 생산은 2025년부터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한국 및 유럽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패밀리카로서의 높은 활용성과 성능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9의 등장은 단순한 SUV를 넘어서는 ‘경험’을 약속한다. 현대차는 “빌트 투 빌롱(Built to Belong)”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간과 기술로 모두를 연결하겠다는 비전을 담았다. 국내외 전기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새로운 플래그십 모델로, 아이오닉 9이 전기차 시대의 기준을 어떻게 다시 쓰게 될지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